두바이에서 영화를 보는 방법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리클라이너 좌석에 누워 담요를 덮고, 직원이 가져다주는 음식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는 방법입니다. 복스 시네마의 씨어터가 그런 공간입니다.
몰 오브 에미레이츠에 있는 복스 시네마 씨어터는 2015년 레이저 아이맥스관 맞은편에 자리를 잡으면서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에는 영국의 미슐랭 셰프 게리 로즈와 협업해 씨어터 바이 로즈라는 이름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 게리 로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로도 2년 동안 그 이름을 유지하다가, 올해 9월부터 새로운 셰프와 새로운 메뉴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새로 손잡은 셰프가 한국인 셰프 아키라 백입니다.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의 모던 일식집 아키라 백 서울과 청담동 도사 by 백승욱으로 한국에서도 알려진 셰프입니다. 두바이에서는 W두바이 팜 주메이라의 아키라 백 두바이와 시저스 팰리스 블루워터의 파루를 통해 이미 이름을 알린 바 있습니다. 복스 시네마는 이번 씨어터 개편을 아키라 백 앳 씨어터라는 이름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씨어터를 이용한 게 2018년이었으니 3년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입장부터 좌석까지 — 일반 영화관과는 다른 경험
씨어터 티켓만 구매해도 168디르함입니다. 거기에 음식을 추가하려면 두 가지 패키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265디르함짜리 씨어터 패키지는 영화 티켓과 함께 전채, 메인, 음료가 포함됩니다. 전채는 스타터, 애피타이저, 시그니처 롤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고 메인은 시네마 클래식 또는 메인 코스 중 선택입니다. 영화 티켓에 메인과 디저트, 음료를 묶는 구성도 있습니다. 225디르함짜리 스낵 패키지는 티켓에 팝콘이나 나초 중 하나와 신메뉴 하나, 음료가 포함됩니다.
티켓을 확인하고 들어서면 직원이 메뉴판을 건네주며 주문을 받습니다. 상영관에 들어서면 36석이 넓은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두 좌석씩 붙어있는 구성이고, 현재는 최소 두 석을 함께 구매해야 합니다. 리클라이너 가죽 좌석에 담요와 베개가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좌석마다 꽤 세심한 장치들이 붙어있습니다. 두 좌석 사이의 버튼으로 직원을 호출해 상영 중에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한쪽에는 QR코드 메뉴 스티커가 붙어있고, 맞은편에는 리클라이너와 좌석을 조절하는 버튼이 있습니다. 앞뒤 간격이 넓어 직원이 상영 중에도 서비스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3년 전 방문 때 벽면을 채웠던 게리 로즈의 사진 자리에는 이제 아키라 백의 메뉴 사진들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메뉴가 퓨전 일식과 한식을 오갑니다
셰프가 바뀌면서 메뉴 전체가 교체됐습니다.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아키라 백의 시그니처인 퓨전 일식과 한식이 뒤섞인 구성입니다.
씨어터 패키지로 주문했습니다. 전채는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아키라 백 피자를 골랐습니다. 음료는 크랜베리와 라임, 레모네이드를 혼합한 카지츠로 선택했고, 영화 본편이 시작되기 전이나 초반에 함께 제공됐습니다.
메인은 김치 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이 100디르함인데, 아키라 백 두바이 본점에서는 70디르함에 팔리는 메뉴입니다. 씨어터에서 이 메뉴가 더 비싼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본점에서는 볶음밥 위에 아무것도 얹지 않는 방식인데, 씨어터 버전은 계란 프라이와 콩피 방식으로 조리한 오리 다리가 하나씩 얹어 나옵니다. 콩피로 오랫동안 조리한 오리 다리는 포크로 한 번 휘저으면 바로 발골이 될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먹는 상황에 맞게, 별도 식판 받침 없이도 먹기 편한 형태로 내온 것 같았습니다.
음식은 나무 트레이에 담겨 나왔습니다. 어두운 상영관 조명 때문에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맛은 충분했습니다.
가격 대비 경험이 어떨까
티켓 168디르함에 씨어터 패키지를 더하면 265디르함, 거의 8만 원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단순히 영화 한 편 보는 비용으로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키라 백 두바이 본점에서 같은 메뉴로 식사하는 가격과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미슐랭 셰프 레스토랑 수준의 음식을 복스 시네마 상영관 중 가장 럭셔리한 좌석에서, 영화를 보면서 먹는 경험이 포함된 가격이라고 보면 납득이 갑니다. 실제로 아키라 백 두바이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비용과 비교하면 메뉴 구성 대비 씨어터 패키지 가격이 오히려 경쟁력이 있습니다.
메뉴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레스토랑의 풀 메뉴를 즐기는 것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영화와 식사를 동시에 즐기는 독특한 경험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다음 방문 때는 씨어터에서만 볼 수 있는 디저트를 꼭 시도해보려 합니다. 시가 모양을 한 초콜릿이라든가, 입술 모양의 디저트처럼 본점과 차별화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맛이 궁금해졌습니다.
복스 시네마 씨어터 기본 정보
- 위치: 몰 오브 에미레이츠, 나킬 몰, 시티센터 미르디프 (두바이) / 네이션 타워, 갤러리아 알마르야 아일랜드, 야스 몰, 알지미 몰 (아부다비)
- 씨어터 티켓: 168디르함
- 씨어터 패키지: 265디르함 (티켓+전채+메인+음료)
- 스낵 패키지: 225디르함 (티켓+팝콘 또는 나초+신메뉴+음료)
- 좌석: 리클라이너 가죽 좌석, 담요·베개 제공, 상영 중 음식 주문 가능
- 메뉴 콘셉트: 아키라 백 시그니처 퓨전 일식·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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