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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이야기30

UAE에서 라마단 기간에 밥 먹는 법 — 단식 시간에도 식사할 수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슬람력에서 가장 성스러운 달로 꼽히는 라마단이 시작됐습니다. 한 달 동안 무슬림들은 해가 뜨는 순간부터 해가 지는 순간까지 일체의 음식과 음료를 입에 대지 않습니다.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 단식입니다. 그리고 해가 지면 이프타르, 즉 단식을 여는 식사가 시작되면서 그제서야 식당들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처음 UAE에서 라마단을 맞이하는 분들이 가장 당황하는 순간이 바로 점심 무렵입니다. 배는 고픈데 늘 가던 식당 문이 굳게 닫혀 있고, 쇼핑몰을 아무리 돌아다녀도 음식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단식 시간에 비무슬림이 공개적으로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UAE는 다릅니다. 비무슬림 거주자와 여행객을 위해 단식 시간에도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2026. 3. 13.
인스타그램 사진 한 장에 낚여 루와이스까지 달렸습니다 — 편도 450km, 사막 끝 리조트 가는 길 휴가를 냈는데 막상 어디를 갈지 모르겠는 날이 있습니다. 해외로 나가자니 귀찮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아깝고. 그러던 중 인스타그램을 넘기다가 사진 한 장에 눈이 멈췄습니다. 푸른 바다와 하얀 해변이 담긴 사진이었는데, 캡션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도시와 소음,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그 한 줄에 완전히 낚였습니다. 알다프라 하면 사막밖에 떠오르지 않는 곳에 저런 해변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더 찾아봤고, 결국 별다른 고민 없이 예약 버튼을 눌렀습니다. 목적지는 루와이스 지역의 다나트 제벨 단나 리조트. 집에서 편도 약 450킬로미터,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입니다.루와이스가 어떤 곳인지부터 알고 가야 합니다UAE에서 루와이스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아부다.. 2026. 3. 13.
두바이 마리나에서 페리를 탔습니다 — 팜 주메이라 왕복, 바다 위에서 본 두바이는 달랐습니다 두바이 마리나를 걷다 보면 가끔 이곳이 사막 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사실을 잊게 됩니다. 운하를 따라 늘어선 초고층 건물들, 그 사이로 오가는 배들, 물 위에 반사되는 불빛들을 보고 있으면 원래 이 자리가 모래벌판이었다는 게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누군가 심시티를 너무 열심히 했다는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두바이 마리나에는 이 풍경을 물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수상 교통수단이 여럿 있습니다. 워터 버스, 워터 택시, 그리고 오늘 소개할 두바이 페리가 그것입니다. 이전에 워터 버스를 타봤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디 어드레스 두바이 마리나에 묵고 있던 참이라, 숙소 근처 두바이 마리나몰 수상 교통 정류장에서 페리를 타기로 했습니다.페리 노선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두바이 페리.. 2026. 3. 12.
두바이 공항 출입국 심사, 에미레이츠ID 하나로 20초 만에 끝낼 수 있습니다 두바이 국제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출입국 심사대 앞에서 긴 줄을 서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순위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곳이다 보니, 한꺼번에 몰리는 시간대에는 심사대를 통과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게 예사입니다.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에게 패스트 트랙이라는 전용 게이트 패스를 따로 제공할 정도이니, 일반 승객 입장에서 긴 대기줄은 그냥 감수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그런데 UAE 거주자라면 이 번거로움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생겼습니다. 직접 이용해보고 나서야 제대로 알게 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E-Gate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쓰기가 번거로웠습니다두바이 국제공항에 자동출입국.. 2026. 3. 12.
두바이에는 '금요일 브런치'라는 문화가 따로 있습니다 — 보급형과 고급형, 직접 먹어봤습니다 브런치라는 단어가 처음 만들어진 건 1890년대 영국이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늦게 일어나 아침과 점심을 한 끼로 해결하는 식사 방식이 193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대중적으로 퍼졌고, 지금은 전 세계 어디서나 브런치를 파는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그런데 두바이에서는 이 브런치가 조금 다른 형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요일이 아닌 금요일에, 호텔과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종의 소셜 이벤트로 말이죠. 현지에서는 그냥 "프라이데이 브런치"라고 부르는데, 처음 들었을 때는 단순히 금요일에 먹는 브런치 정도로 생각했다가 직접 경험해보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큰 오산이었는지 알게 됐습니다.왜 두바이에서 브런치가 금요일에 열리는가배경을 알면 이해가 빠릅니다.UAE의 주말은 우리나라와 다릅니다. .. 2026. 3. 11.
스타트렉 비욘드를 두바이에서 봤습니다 — 화면 속 미래 도시가 전부 제 동네였습니다 영화관에서 스타트렉 비욘드를 보다가 황당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스타베이스 요크타운의 웅장한 전경이 화면 가득 펼쳐지는데, 어딘가 낯이 익은 겁니다. 낯익은 정도가 아니라 출근길에 매일 지나치는 건물이 화면에 떡하니 나왔습니다. 메트로 정거장까지 보이는 순간에는 저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저거 두바이잖아"가 튀어나왔습니다.주변 관객들 중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두바이에 사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저스틴 린 감독의 스타트렉 비욘드 속 스타베이스 요크타운은 세트장에서 만들어낸 상상 속 공간이 아니라, 두바이 실제 건물과 거리를 촬영한 뒤 이를 토대로 재구성한 가상의 미래 도시였으니까요.두바이 관광청이 직접 촬영지를 공개했습니다두바이 관광청은 공식 사이트를 통해 스타베이스 요.. 2026.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