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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에 이어 아부다비까지 — 야스몰 애플 스토어, 개장 이틀 만에 직접 가봤습니다

by sharpjini 2026. 3. 9.

 


두바이 애플 스토어를 다녀온 다음 날, 저는 알아인으로 향했습니다.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아인과 알자지라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는데, UAE 리그에서 한국 선수끼리 맞붙는 코리안 더비였습니다. 이명주와 박종우가 각각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마주치는 장면은 꽤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거기다 이명주가 멋진 결승골까지 터뜨렸으니, 직관한 보람이 있었죠.

그리고 그 다음 날, 라스 알카이마로 돌아가는 길에 잠깐 아부다비를 경유했습니다. 목적지는 야스몰이었고,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개장한 지 이틀밖에 안 된 아부다비 애플 스토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야스 아일랜드 한복판, 야스몰에 자리 잡은 애플 스토어

야스몰은 아부다비에서 가장 큰 쇼핑몰입니다. F1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는 야스 아일랜드에 위치해 있고, 페라리 월드와도 연결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두바이의 에미레이츠몰과 마찬가지로 아부다비 애플 스토어는 독립 건물이 아니라 야스몰 내부에 입점해 있는 형태입니다. 위치는 쇼핑몰 중심부의 커다란 글라스 돔 바로 아래 1층입니다.

아부다비 애플 스토어는 원래 두바이보다 늦게 개장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두바이 스토어의 공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결국 같은 날인 10월 29일, 오후 7시에 나란히 문을 열게 됐습니다. 미국 이외 나라에서 하루에 두 개의 애플 직영점이 동시에 문을 여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고, UAE가 그 첫 번째 사례가 된 셈입니다.


첫인상 — 아담하다, 그러나 애플 스토어는 맞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매장 앞에 섰을 때 생각보다 작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틀 전 다녀온 두바이 스토어와 비교하면 규모가 4분의 1 수준도 안 돼 보였습니다. 하지만 매장 중앙 상단에 크게 걸린 애플 로고가 또렷하게 이곳의 정체성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두바이 애플 스토어에는 애플 로고가 별도로 없었는데, 아부다비 스토어에는 눈에 잘 띄는 위치에 큼직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존재감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규모는 작아도 기능은 동일합니다. 지니어스 바도 있고, 각종 워크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알맹이는 두바이 스토어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며

입구 왼쪽에는 애플 TV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두바이 스토어에서는 TV가 벽면에 직접 마운트되어 있었는데, 여기서는 스탠드에 거치된 좀 더 아담한 사이즈의 TV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아이튠즈에 올라와 있는 영화 목록이 눈에 들어왔고, 당시 화제였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틀어봤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아랍어 자막이 완전히 깨져서 표시되고 있었습니다. 맥북이나 아이폰에서는 아랍어가 아무 문제 없이 잘 구현되는데, 자막만큼은 제대로 표시가 되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현지화 작업에서 이런 허점이 있다는 게 조금 의외이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작은 해프닝이었지만 꽤 인상에 남았습니다.

TV 옆으로는 헤드폰과 각종 액세서리가 걸려 있었습니다. 두바이 스토어처럼 넓은 공간에 여유 있게 배치된 형태는 아니고, 좁은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한 느낌이었습니다.


두바이와 같지만, 다른 것들

매장 내부 분위기 자체는 두바이 스토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애플 특유의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구성이 그대로 살아있었습니다. 다만 두바이 스토어에서 단연 눈길을 끌었던 중앙의 살아있는 나무나 대나무 천장 같은 콘셉트 인테리어는 여기에는 없었습니다. 아부다비 스토어는 좀 더 기본에 충실한 구성이랄까요.

중앙 전광판도 있었지만, 두바이 스토어의 압도적인 크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매장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아담하다는 표현이 딱 맞았습니다.

손님 테이블 구성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두바이 스토어에서는 테이블 위로 플러그와 랜 포트가 돌출되어 있었는데, 아부다비 스토어는 같은 포트가 테이블 안으로 함몰된 형태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작은 차이지만, 두 매장을 연달아 방문한 사람 눈에는 확실히 눈에 띄는 부분이었습니다.

매장 안에서 바깥을 내다보면 글라스 돔을 통해 자연 채광이 그대로 쏟아져 들어오는 풍경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방문 시점이 11월 초였는데, 며칠 후 있을 플래그 데이(셰이크 칼리파 즉위 기념일)를 앞두고 쇼핑몰 곳곳에 UAE 국기가 내걸려 있었습니다. 그 풍경이 글라스 돔 너머로 보이니 나름 이국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제품 구성과 진열 방식

반대편 진열대에는 아이패드와 아이폰 케이스류, 애플워치 밴드, 맥북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케이스 진열 방식은 두바이 스토어와 달랐습니다. 두바이에서는 서랍을 열고 꺼내는 방식이었는데, 공간이 더 좁은 아부다비 스토어에서는 걸이 형태로 케이스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공간 효율을 우선한 선택으로 보였습니다.

애플워치 밴드도 별도의 연출 없이 진열대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두바이 스토어에 비해 연출보다는 실용에 방점을 찍은 구성이었습니다.


나오며 — 크기는 달라도 느낌은 같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매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왔습니다. 두바이 스토어를 먼저 경험하고 간 탓에 규모 면에서는 다소 싱거운 느낌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아부다비 스토어의 한계라기보다는, 두바이 스토어가 상대적으로 인상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흘 사이에 두바이 애플 스토어를 시작으로, 알아인에서 코리안 더비 직관, 그리고 아부다비 애플 스토어까지 이어진 여정이었습니다. UAE 리그 경기장에서의 함성과 새로 문 연 애플 스토어의 깔끔한 공기가 묘하게 어울리는 며칠이었습니다. 여행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일상적이고, 그냥 일상이라고 하기엔 꽤 알찬 시간이었습니다.